『작은 빛을 따라서』는 내장산으로 가는 길목에서 ‘필성슈퍼’를 운영하는 가족의 이야기다. 여섯 식구를 책임지고 있는 슈퍼는 주변에 입점한 대형마트로 인해 흔들리기 시작한다. 엄마와 아빠는 손님의 발걸음을 되돌리기 위해 ‘두부 한 모라도 배달’을 중심으로 여러 방안을
마련해보지만 돌아선 발걸음은 꿈쩍없다. 그런 상황에서 주인공 은동은 할머니와 비밀스러운
한글 수업을 통해 자신의 오랜 꿈, 배우가 되기 위한 첫발이 되어줄 ‘연기 아카데미’의 학원비를
모으고 있다. 그렇게 일 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매출이 나아지기보다 더 악화된 슈퍼는 급기야
공과금을 비롯해 급식비, 학원비까지 밀리게 되며 최악의 상황으로 흘러간다. 필성슈퍼 가족들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권여름 작가
전북 부안의 작은 섬, 식도에서 태어나 정읍에서 자랐다. 장편소설 『내 생의 마지막 다이어트』로 2021년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에서 대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2의 세계』(공저) 『스터디 위드 X』(공저) 등을 냈다.
1부_ 모든 것의 시작 7쪽 2부_ 꿈의 기능 75쪽 3부_ 이기는 생활 187쪽 추천사_ 장류진(소설가) 260쪽 작가의 말_ 262쪽
2021년 제1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대상 수상! 위기와 실패 속에서 주저앉지 않고 나아가는 사람들 권여름 작가의 첫 장편소설 『내 생의 마지막 다이어트』는 단식원을 배경으로 ‘Y의 마지막 다이어트’의 주인공 운남이 실종된 사건을 중심으로 ‘존중받는 몸’에 대해 이야기했다. 흡인력 있는 서사로 독자를 끌어당기며 “주인공이 변화하는 과정이 우리 시대의 역상(逆狀)으로 충분한 호소력을 보여준다.”(유성호 문학평론가)라는 평가를 받으며 심사위원 전원의 만장일치로 제1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대상을 수상했다. 그렇게 자신을 세상에 알린 권여름 작가의 두번째 장편소설 『작은 빛을 따라서』가 출간되었다. ‘우리 삶은 수많은 실패의 연속이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는 무언가를 얻고 성장하며 변모한다. 이를 종종 잊기에 나는 이 이야기로 이 말을 하고 싶었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자신만의 활기찬 문장, 어딘가에 꼭 존재할 것 같은 인물의 목소리를 빌려 실패라고 느껴지는 순간에도 우리는 자라고 있다고 말하며 우리를 ‘작은 빛’ 속으로 데려간다. 『작은 빛을 따라서』는 내장산으로 가는 길목에서 ‘필성슈퍼’를 운영하는 가족의 이야기다. 여섯 식구를 책임지고 있는 슈퍼는 주변에 입점한 대형마트로 인해 흔들리기 시작한다. 엄마와 아빠는 손님의 발걸음을 되돌리기 위해 ‘두부 한 모라도 배달’을 중심으로 여러 방안을 마련해보지만 돌아선 발걸음은 꿈쩍없다. 그런 상황에서 주인공 은동은 할머니와 비밀스러운 한글 수업을 통해 자신의 오랜 꿈, 배우가 되기 위한 첫발이 되어줄 ‘연기 아카데미’의 학원비를 모으고 있다. 그렇게 일 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매출이 나아지기보다 더 악화된 슈퍼는 급기야 공과금을 비롯해 급식비, 학원비까지 밀리게 되며 최악의 상황으로 흘러간다. 필성슈퍼 가족들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내 안에 희망의 기운이 꽉 찬 건 분명했다. 그런 마음은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사라지는 것일까.” 실패라고 느껴지는 순간에도 우리는 자라고 있다. ‘작은 빛’을 따라가다 만나게 되는 삶의 작은 변화들 떨어지는 벚꽃잎을 잡아 ‘특별하게 살고 싶어’라고 소원을 비는 주인공 은동의 꿈은 배우이다. 어디에도 털어놓지 못하고 마음속으로만 품고 있는 꿈이지만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슈퍼 배달, 집안의 잔심부름 등으로 연기 학원비를 모으고 있는 은동은 포도 씨앗을 통해 할머니의 큰 비밀, 문맹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할머니에게 한글을 무료로 배울 수 있는 학원에 다닐 것을 권했지만, “공것이라고 해놓고 참말로 공으로 주는 사람 봤냐?”(27쪽) 라고 말하며 은동에게 삯을 줄 테니 한글을 가르쳐달라고 한다. 학원비를 더 많이 모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앞에서 고민하던 은동은 이내 할머니의 제안을 수락하고 가족들의 눈길을 피해 비밀스럽게 한글 수업을 시작한다. 할머니와 손녀 은동의 한글 수업이 비밀스럽게 이루어지던 때, 부모님이 운영하는 필성슈퍼에 위기가 찾아온다. 슈퍼 주변에 입점한 대형마트로 인해 손님의 발길이 뚝 끊긴 것. 부모님은 매출을 회복하기 위해 물건 하나라도 배달하고, 김장철에 배추 한 포기라도 절여주고, 시들어가는 채소로 반찬을 만들어 판매하고, 섬 위도로 행상을 나가는 등의 노력을 한다. “사람이 죽으라는 법은 없다니까. 간당간당 살길이 또 생기네.”(232쪽) 라는 엄마의 말처럼 가끔 생기는 기회를 감사하게 생각하며 그 기세를 이어나가기 위해 애쓴다. ‘작은 빛’을 따라가는 사람들 버티기 위한 노력, 함부로 꺾지 않는 희망 ‘존재’하기에 느낄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작은 빛을 따라서』의 중심 사건은 ‘대형마트’라는 외세에 휘청이는 ‘필성슈퍼’다. 대형마트의 입점으로 손님의 발길이 끊긴 슈퍼로 인해 집안의 기세가 기울게 된다. 이런 큰 위기 속에서 은동은 할머니에게 한글을 가르치며 글자를 읽을 수 있게 된 할머니가 말하는 “부런 사람이 없다.”라는 말을 이해하며 자신의 꿈에도 한 발자국 다가간다. 이후 은동은 아빠의 위도 여객선 사고를 통해 ‘존재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꿈을 이루기 위한 첫발이었던 연기 아카데미 오디션에서 겪은 고초와 ‘엄친딸’ 석희에게 느꼈던 감정들에 잡아먹히는 것이 아닌 그것을 삼키고 ‘선택되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선택하는 것을 좋아하는’ 폐허 오은동을 만들어내며 꿈의 무대를 스스로 정하고 펼친다. 고객과의 보이지 않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새벽 여섯시에 슈퍼 문을 열고 자정에 문을 닫는 부모님을 보며 ‘기쁨’과 ‘존재’의 가치를 깨닫고 삶의 ‘작은 빛’을 따라간다. 존재한다는 것은 버티는 것이고 버티는 것은 살아내는 것이다. 오늘도 우리는 한없이 무겁게 느껴지는 삶을 짊어지고 그 무게를 견뎌내고 있다. 잘 견뎌낸 시간 속 이루고 지킨 것은 무엇인가? 어떤 순간을 통해 채운 행복과 나를 웃게 만든 기쁨이 모여 만든 작은 빛은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까? 『작은 빛을 따라서』를 읽고 힘차게 나아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