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언젠가 프리랜서가 된다. 그렇다면 언제 프리랜서가 되어야 할까? 아니, 프리랜서가 될 수는 있을까? 프리랜서로도 잘 먹고살 수 있을까? 잡지사 출신의 세 프리랜서 에디터가 솔직한 독립 경험담을 털어놓는다. 회사라는 타이틀을 떼어내고 자기 기량만으로 스스로를 증명하는 그들은 마음을 짓누르는 불안을 가뿐하게 뛰어넘으며 오늘도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오한별
어시스턴트 때 도망치라던 선배들의 고견을 귓등으로 들었다. 4대 보험과 명절 떡값, 상여금이 받고 싶어서 여러 회사에 입사했으나 다 망해버려서 자연스럽게 프리랜서가 됐고, 정신 차려 보니 10년 넘게 콘텐츠 만드는 일을 하는 중이다. 여러 선배들과 동료들의 도움을 받으며 험난한 세상, 험난하게 잘 살아내고 있다.
유승현
건축 비전공자지만 어학점수를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해외 출장이 잦은 인테리어 전문지에 입사해 에디터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일상적인 주제의 콘텐츠를 만들고자 잡지 《주부생활》로 이직하고선 비혼주의자를 결심했지만, 사내 패션지 《싱글즈》로 전환배치해 사귄 지 8개월 된 남자친구와 결혼했다. 현재는 결혼 후 회사를 떠나 프리랜서 에디터 생활을 하고 있다.
김희성
여러 매체를 거치며 피처 에디터로 일했으며, 원하는 삶의 형태를 찾아 헤매다 프리랜서가 되었다. 그동안 해왔던 본업을 바탕으로 일의 형태를 다양하게 확장해 나가는 중. 서울과 안동을 오가며 반반생활자로 살아가고 있다. 『질풍노도의 30대입니다만』을 썼다.
살다 보면 언젠가는 프리랜서가 되지 않을까?
매거진 출신 프리랜서 에디터 세 사람의 행복과 고충
그리고 프리랜서가 되지 않았다면 영원히 알지 못했을 것들
“‘살다 살다 프리랜서’도 다 해볼 수밖에 없는 우리들의 삶에 꼭 필요한 질문을 던지는 책”―김중혁 소설가
『살다 살다 프리랜서도 다 해보고』는 오한별, 유승현, 김희성 세 명의 프리랜서 에디터가 전하는 진솔한 프리랜서 생활기다. 이 책은 프리랜서를 꿈꾸고 있거나, 이미 프리랜서이거나, 어쩌면 프리랜서가 될지도 모르는 모든 워커를 위한 책이다. 회사에서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얻어듣기 마련이지만 홀로 일하는 프리랜서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제대로 알기 어렵다. 심지어 프리랜서 세계에 대해서는 더더욱. 이 책은 프리랜서는 물론이고 자기 자리에서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면서 프리랜서 에디터의 웃픈 일상을 들려준다.
이 책에서는 세 저자가 하나씩 챕터를 맡아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직업을 선택한 과정부터 프리랜서가 된 계기, 프리랜서로서 만난 사람들과 프리랜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 등이다. 프리랜서 초창기는 두근거림의 연속이다. 좋은 두근거림이 아니라 ‘이러다 일이 안 들어오면 어쩌지?’ 하는 걱정의 두근거림. 그 때문인지 저자들도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다 목이 빳빳하게 굳거나 머리카락이 잔뜩 빠지는 건강 이상 신호를 받았다. 그 신호는 프리랜서 또한 여느 직장인 못지않게 꼼꼼한 계획표를 세워야 한다는 뜻이기도 했다.
드넓은 세계로 나아갈 줄 알았건만 프리랜서는 자기 방 안에 콕 박혀 온종일 일할 때가 많다. 평일 한낮에 한가롭게 취미를 즐기다가도 새벽까지 원고 마감에 쫓기는 일정을 견뎌내려면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필수다. 일에 매몰되지 않으면서 일상을 주체적으로 계획하고 인생 반경을 넓혀 나가려면, 또 실패에도 툭툭 털고 일어나 다시 나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프리랜서로 꾸준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고난을 어떻게 극복했을까? 이 책의 이야기들은 다정한 글솜씨로 재탄생해 프리랜서 또한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지혜를 일깨우며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위로를 선사한다.
프리랜서만이 느낄 수 있는 지독한 자유의 맛
나만의 범주를 세우고 나다운 방식으로 일하기 위하여
오한별 “유독 고달픈 날에는 빵을 먹는다”
-내 일상을 내가 쥐고 어디서 어떻게 보낼지 스스로 결정하는 힘
고등학생 때부터 패션 에디터를 하고 싶었다던 오한별 저자는 잡지사에 입사하며 오랜 꿈을 이루었다. 하지만 화보 촬영 전날 밤까지 소품을 준비하고 마감 때 밀린 기사를 뽑아내며 오랫동안 고생하다 건강을 잃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 현재 프리랜서로서 활동 중인 그는 자신만의 출근길 의식을 정하거나 장비를 세팅하며 효율적인 작업 환경을 꾸려 나간다. 어느 들쥐가 자기 손톱을 먹고 나로 변신해 일을 대신해주지 않는 이상, ‘나’를 잘 관리하는 것이 비결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고달픈 날마다 빵을 먹는다는 것은 저자가 어느 선배로부터 들은 귀여운 조언이다. 힘든 날에 나를 돌보는 방법은 제각기. 그리고 저자는 자신처럼 홀로 애쓰고 있을 사람들을 떠올린다.
유승현 “애매한 성실은 필요 없어”
-누가 프리랜서는 프리하다고 말했던가.
네 마리 고양이와 함께 사는 유승현 저자는 제주도에서 서울을 오가며 바쁘게 활동하고 있다. 일주일에 1~2회 김포행 비행기에 오르는 강행군이지만 고양이 동료들 덕분에 늦잠 없이 일어나 하루를 부지런히 시작한다. 내성적인 저자에게는 별다른 영업 방식이 없다. 그저 열심히 일했더니 누군가 자신을 추천해주었다는 것. 하지만 이보다 더 무서운 무기가 있을까? 한때 예쁘고 아름다운 것들을 사 모았지만, 프리랜서가 된 이후로는 소비라는 경험보다는 밀도 있는 전문성의 필요를 느끼며 자료를 찾아 고군분투한다. 또한 나름의 재정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 간다. 나만의 소비 패턴을 발견한다는 것이 프리랜서로서 얼마나 중요한지 그의 글을 통해 만날 수 있다.
김희성 “나는 또 무엇이 될 수 있을까?”
-한 줄로 설명 가능한 타이틀을 떼어내고 나라는 존재로 나를 증명하기
신입 시절 기사 하나 얻기 위해 <전국노래자랑>에 나간 근성의 에디터! 김희성 저자의 삶은 도전 그 자체다. 비록 <전국노래자랑> 예심에서 5초 컷 당했지만 ‘다이내믹이 체질’인 그는 프리랜서 에디터로 활동하면서 고향인 안동에서 방앗간 카페를 운영 중이다. 카피라이터, 글쓰기 강사 등 다른 분야로 직업을 무한히 확장해 나가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실패는 있는 법. 그는 프리랜서 첫 도전에 실패하고 회사에 다시 이직한 경험이 있다. 이 실패는 오히려 저자가 자기 자신을 제대로 파악하는 계기가 되었다. 자신을 믿고 최선을 다하는 저자는 시장에서 닭머리를 구해오던 신입 시절처럼 오늘도 어려운 미션에 도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