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혁 소설가.
『딜리터: 사라지게 해드립니다』를 쓰며 판타지만이 줄 수 있는 기분 좋은 상상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소설을 쓸 때 가장 행복하다.
1장 _007쪽
2장 _073쪽
3장 _139쪽
4장 _219쪽
작가의 말 _297쪽
“전설의 딜리팅 고수가 여러분을 도와드립니다.
지금 당장 전화하세요. 딜리팅은 여러분의 권리입니다.”
한 번쯤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었던 사람들의 이야기
소설가 강치우는 실종 사건의 참고인으로 경찰에 소환된다. 반년째 생사를 알 수 없는 실종자의 지인이기 때문. 한때 가까웠던 사람의 안위를 걱정하기는커녕 지나치게 태연한 모습인 데다, 최근 발표한 소설이 실종자의 삶과 흡사하다는 이유로 형사는 그를 당장이라도 잡아들일 기세다. 틀림없이 강치우는 크나큰 비밀을 숨기고 있는 듯하다.
사실 강치우는 백만 명 중 한 명꼴로 태어나는 딜리터다. 물건뿐 아니라 사람까지 사라지게 만들 수 있는 최상급의 딜리터. 물론 ‘사라진다’라고 표현하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옮겨간다’라고 해야 정확하다. 세계는 여러 겹의 레이어로 이루어져 있으니까. 딜리팅된 존재는 우리가 볼 수 있는 이 세계에서 사라지는 것일 뿐, 실제로는 다른 세계, 다른 레이어 속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이 세계에서 증발해버리고 싶은 사람들은 넘쳐나고, 강치우는 의뢰인들을 돕는다. 대가는 이야기다. 의뢰인들이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를 강치우는 소설로 쓴다. 그 결과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것은 덤. 강치우는 소설가로서도, 또 딜리터로서도 승승장구해왔다. 하지만 그런 강치우에게 간절히 되찾고 싶은 것이 생긴다. 그는 레이어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전설 속의 존재 픽토르와 이 여정을 함께 떠나고자 한다.
『딜리터: 사라지게 해드립니다』는 제목 그대로 이 세상에서 한 번쯤 사라지고 싶었던 사람들을 위한 판타지 소설이다. 과거가 발목을 붙잡아서, 오늘의 무게에 짓눌려서, 또는 내일이 더이상 기대되지 않아서…… 저마다 이유는 다를 테지만, 우리는 살면서 누구도 자신을 찾지 못하기를 간절히 상상하고 희망한다. 딜리터는 바로 그러한 사람들의 바람을 실현시켜주는 존재다.
책날개에서 모든 수상 경력과 출간된 작품들을 지우고 오직 ‘소설가’라는 소개 하나만을 남겨둔 작가는 이 작품을 쓰며 “판타지만이 줄 수 있는 기분 좋은 상상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라는 소감을 함께 적어두었다. 현실에서는 전혀 가능하지 않지만, 이야기 안에서라면 충분히 가능해지는 어떤 것. 그렇게 현실에서라면 가볼 수 없는 미래에 다녀온 후, 다시 제자리에 돌아왔을 때 우리는 어떤 삶을 살게 될까? 떠나기 전 짐작만으로 아는 것은 진짜 아는 것이 아니므로, “소설을 쓸 때 가장 행복하다”라고 말하는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 그 여정을 직접 체험해보기를 바란다.
매력적인 주인공에서 개성 넘치는 조력자와 적대자까지.
살아 숨쉬는 등장인물을 만나는 기쁨!
<등장인물 소개>
강치우(베스트셀러 소설가, 딜리터)
“사람을 딜리팅한다는 이야기 들어봤어요?”
물건뿐 아니라 사람까지 사라지게 만들 수 있는 최상급의 딜리터. 사라지길 원하는 의뢰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를 소설로 발표해왔다. 하지만 이제 그는 자신이 딜리팅한 것이 어디에 어떻게 존재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졌다. 간절히 되찾고 싶은 것이 생겼기 때문.
-강치우와 함께하는 사람들
조이수(도시관제센터 요원, 픽토르)
“내 눈에는 다 보여요.”
이상한 광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깨닫게 되었다. 세상은 몇 겹의 레이어들로 구성돼 있다는 걸. 딜리터 강치우와 함께 픽토르인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보고 싶어한다. 그가 사라지게 한 것을, 즉 다른 레이어로 보내버린 무언가를 찾으려 한다.
이기동(프리랜서 딜리터)
“끝났고, 전부 다 모두 사라졌습니다. 잔금 결제해주시겠습니까?”
온오프라인상의 물건과 기록을 제거해주는 사람. 강치우처럼 특수한 능력자는 아니다. 말을 더듬는 버릇이 있으나, 돈 이야기를 할 때만큼은 놀랍도록 분명한 발음을 자랑한다. 강치우의 요청을 받고 사람들의 뒷조사를 해주거나 필요한 정보를 캐낸다.
양자인(자인 출판사 대표)
“강 작가 같은 베스트셀러 작가가 있는데 출판이 왜 사양산업이야? 나는 요새 너무 행복해요.”
강치우의 딜리팅 능력을 알고 있는 사람. 사라지고 싶어하는 의뢰인을 강치우에게 소개해준다. 의뢰인은 소원대로 사라지고, 강치우는 베스트셀러를 쓰고. 양자인? 돈과 명예를 얻는다.
-강치우를 쫓는 사람들
오재도(형사)
“뭘 숨기는 사람들 특징이 뭔지 알아요? 이야기할 때 어디 먼 곳을 바라보거든. 비밀이 묻혀 있는 곳.”
소하윤의 실종 사건 담당자. 지인이 실종되었는데도 태연하기만 한 강치우를 의심한다.
배수연(M&F 대표)
“저희 M&F 사람들은 끈기와 참을성 빼면 시체거든요. 실종된 사람을 평생 기다리는 회원 분도 있는데요, 뭘.”
실종자를 찾는 모임인 의 대표. ‘원 플러스 원’ 규칙으로 조직을 운영하여 회원들이 실종된 가족과 함께 비슷한 시기에 실종된 또 다른 사람을 찾도록 유도한다. 강치우를 의심하며 그를 뒤쫓는다.
이윤기(M&F 회원)
“강치우라는 작자, 글은 거의 안 쓰는 것 같아요. 소설가라는 이름만 달아놓고 뭔가 뒷일을 하고 있지 않나, 그런 추측을 또 한번 제가 해봅니다.”
배수연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 강치우를 밀착 감시한다.
-강치우를 이용하려는 사람들
함훈(함훈 그룹 오너, 함동수의 아버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 대신에 아들놈이 남을 이유가 없더라, 이 말이오.”
자수성가한 기업인, 기름처럼 끈적이고 와인처럼 붉은 욕망을 가진 사람. 사업에 방해가 될 뿐인 골칫덩어리 아들을 조용히 제거하고자 강치우를 찾는다.
함동수(치보 레스토랑 대표, 함훈의 아들)
“아버지는 한 번도 나를 안아준 적이 없어.”
아버지에게 레스토랑을 물려받았으나 경영 능력은 제로. 사랑받으며 크지 못했다는 콤플렉스로 끊임없이 사고를 친다. 아버지의 소개로 만난 강치우에게 온전히 이해받는다고 느끼면서 그에게 마음이 열린다.
더스트맨(딜리터)
“살인 현장에 있는 증거들을 지우는 게 기쁜 일인 줄 알아?”
함훈의 오른팔. 조직폭력배, 살인청부업자 등 범죄자들의 뒷정리를 해주며 업계에서 유명해졌다. 급이 다른 딜리터 강치우에게 관심과 콤플렉스를 함께 가지고 있다.
당신이 아직 발견하지 못한, 우리가 원하는 무궁무진한 이야기
이야기의 확장은 계속된다
『딜리터: 사라지게 해드립니다』는 ‘Untold Originals(언톨드 오리지널스, ‘당신이 아직 발견하지 못한, CJ ENM이 가진 무궁무진한 이야기’라는 뜻이 담긴 CJ ENM 엔터테인먼트 부문의 브랜드 슬로건)’ 프로젝트의 두 번째 시리즈로 발표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CJ ENM과 블러썸크리에이티브가 함께 기획한 IP를 소설로 선보인 후 영상 콘텐츠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첫 번째 시리즈는 배명훈의 『우주섬 사비의 기묘한 탄도학』이었으며, 천선란과 김초엽이 다음 순서를 준비중이다. 이야기의 확장은 계속된다.
“대체 누가 쓴 소설일까? 궁금증이 치밀었다.”
소설을 먼저 읽은 독자들의 추천
자이언트북스의 새로운 소설이 출간되었다. 한국 최고의 소설가 일곱 명이 ‘즐거움’을 키워드로 쓴 단편소설을 묶은 앤솔러지 『놀이터는 24시』(김초엽·배명훈·편혜영·장강명·김금희·박상영·김중혁)부터 십만 독자의 사랑을 받으며 영상화가 확정된 김초엽 장편소설 『지구 끝의 온실』까지, 출판사가 첫발을 내디딘 지 이 년 만에 독자들의 지지와 신뢰를 이끌어낸 자이언트북스의 이번 소설은 『딜리터: 사라지게 해드립니다』이다.
세상은 여러 겹의 레이어로 이루어져 있다는 독특한 세계관과 첫 문장을 읽기 시작하면 마지막 문장까지 눈을 뗄 수 없는 가독성을 자랑하는 이번 소설은 출간 전 가제본을 통해 독자들을 먼저 만났다. 가제본에는 작가의 이름이나 작품에 대한 정보 없이, 오로지 작품의 제목과 출판사의 이름만이 적혔는데, 이는 작가의 이력이 불러올 수 있는 섣부른 짐작을 방지하고 순수하게 이야기의 재미만을 경험하게 하려는 의도 때문이었다.
그 의도는 적중하여, 가제본으로 이 소설을 먼저 읽어본 한 기자는 “책을 열었다가 홀린 듯 빠져 읽기 시작했다. 누가 쓴 책일까 궁금증이 치밀었다. (……) 짜임새 있는 구조, 흡인력 높은 문장을 보면 신인 작가는 아닌 듯했다”(<“대체 누가 쓴 소설일까?” 작가 이름을 가린 채 소설을 읽다>, 동아일보, 2022. 08. 07)라며 깊은 호기심과 기대를 표현하였다. 뜨거운 반응은 200명의 서평단 역시 마찬가지였다.
★★★★★
작은 영화관을 곁에 들고 다니는 기분이었다. 책을 펼치면 내 앞에 스크린이 내려오며 한 편의 영화가 상영되었다. _bo_ok***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를 보고 싶다면, 문장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싶다면, 그리고 ‘살아간다는 것’ 자체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싶다면 이 책을 감히 추천한다. _ou***
흡인력이 있는 소설이었다. 이야기에 빨려들어가는 것 같았다. 캐릭터의 개성이 뚜렷하니 현실 세계 어딘가에 정말 살고 있을 것만 같다. _bonita***
작가의 글발은 로맨스와 판타지 경계를 왔다갔다한다. 모든 대화에 영상이 보였다. 이게 작가지. 사랑에 빠진 것 같다. _book***
등장인물들은 굉장한 티키타카를 보여준다. 탁구공이 오가듯 대화 속에서 잔잔한 공격이 멈추지 않았고, 읽으면서 재치와 긴장감을 동시에 경험했다. _noche***
무언가를 지운다는 참신한 소재를 사용하면서도, 폭력적인 먼치킨으로 도배된 강력함이 아닌 부드러움, 그리고 그 아래에 깔린 인간적인 면이 존재했다. _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