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의 ‘내일’을 보여주는 소설가 김중혁이 그려낸, 특별하지 않아서 특별한 ‘초인간’들의 이야기
현실과 가상, 지구와 우주를 넘나들고 삶과 죽음, 인간과 좀비를 아우르며 기발한 상상력과 능청스러운 유머, 따뜻한 감성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소설 세계를 펼쳐 보이는 작가 김중혁이 지금껏 보여준 적 없는 새로운 소설로 독자들을 찾아온다. <내일은 초인간> 시리즈를 구성하는 두 권의 책, 『유니크크한 초능력자들』과 『극장 밖의 히치 코크』가 그것이다. 이 시리즈는 종이책뿐만 아니라 다양한 활로로 뻗어나갈 수 있는 문학 작품을 출간하여, 독자들의 모든 감각을 충족시키고자 설립된 블러썸 출판 그룹의 문학 브랜드 자이언트북스의 첫 책이기도 하다. 한국문학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출판사의 처음과 대체 불가한 자신만의 색으로 오랫동안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의 새로운 시도가 만났다는 것에서도 이번 <내일은 초인간> 시리즈는 특별하게 다가온다.
김중혁은 2000년에 「펭귄뉴스」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여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데뷔 초 그의 작품은 ‘상상력이 작동하는 방식이 한국문학의 새로운 방향을 암시하고 있다’, ‘문학의 오래된 미래를 보여준다’ 등의 평을 받았고, 그는 거기에 화답이라도 하듯 그동안 네 권의 소설집과 네 권의 장편소설, 다양한 산문집을 펴내며 한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길로 거침없이 나아갔다. ‘내일은 초인간’ 시리즈는 그런 그가 걸어온 길들이 만들어낸 또 다른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에서도 종잡을 수 없이 뻗어나가는 상상력과 독자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는 캐릭터의 힘은 여전하다. 김중혁 스타일이라고도 할 수 있는, 변화하는 세상 속에 소외된 사물 혹은 그림자 등을 향한 따뜻한 시선도 마찬가지다. 다른 점이 있다면, 조금 더 달린다. 그래서 조금 더 신난다. 작가는 말한다. “신나게 뛰어다니는 소설을 쓰고 싶었다. 우리 모두 우울하니까.”
<내일은 초인간>은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너무나 평범한 ‘초인간’들의 이야기이다. 세상이 원하는 능력과는 거리가 먼, 그래서 오히려 고통을 주기도 했던 초능력을 가진 이들이 한데 모였다. 이름하여 ‘초인간클랜’. 1권에 해당하는 『유니크크한 초능력자들』은 초인간클랜의 탄생 과정과 그들의 첫 번째 습격을 다룬다. 2권에 해당하는 『극장 밖의 히치 코크』는 오래된 극장의 폭탄 폭발과 함께 사라진 친구를 찾으면서 사건의 전모를 밝혀간다. 작품을 따라 읽다 보면 초인간클랜 멤버들이 내 곁에 있는 친구처럼 느껴지기도 할 것이다.
이제, 아무도 모르게 세상을 바꾸는 특별한 초인간이 찾아온다.
작가 소개
김중혁
2000년 『문학과사회』에 중편소설 「펭귄뉴스」를 발표하며 데뷔했다. 「엇박자 D」로 김유정문학상을, 「1F/B1」으로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대상을, 「요요」로 이효석문학상을, 『가짜 팔로 하는 포옹』으로 동인문학상을, 「휴가 중인 시체」로 심훈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김중혁의 책들 소설집 『펭귄뉴스』, 『악기들의 도서관』, 『1F/B1 일층, 지하 일층』, 『가짜 팔로 하는 포옹』 장편소설 『좀비들』, 『미스터 모노레일』,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 『나는 농담이다』 산문집 『뭐라도 되겠지』, 『대책 없이 해피엔딩』(공저), 『모든 게 노래』, 『메이드 인 공장』, 『바디무빙』, 『무엇이든 쓰게 된다』 그 외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공저), 『탐방서점』(공저), 『질문하는 책들』(공저)
∎ 차례 유니크크한 초능력자들 작가의 말
“내 말이 잠자고 있던 네 능력을 깨우고 있는 모양이야.” 자신의 초능력을 세상에 드러내기 시작한 초인간들의 첫 번째 이야기―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초능력으로 마침내 세상을 크게 웃게 할 특별한 초인간들이 온다! 우리는 초능력자들입니까, 무능력자들입니까? 남들보다 유독 긴 팔 때문에 놀림거리가 되기 일쑤였고, 그래서 팔을 감추듯 자신을 감추는 데 익숙했던 공상우. 평생 도망쳐야 할 운명 속에서 누구도 자신을 잡지 못하게 빠져나가는 법을 삶에서 익힌 민시아. 장애물을 두고 쫓고 쫓기면서 쫓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빨리 상대를 태그 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되는 ‘월드 체이스 태그WCT’ 대회에 각각 프로페셔널 경기와 아마추어 경기에 참가한 그들은 그곳에서 운명적인 만남을 갖는다. 둘 다 마지막 경기에서 최종 우승을 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길, 팔이 늘어나는 공상우의 능력을 알아본 유진이 공상우에게 ‘초인간클랜’의 명함을 건넨다. 공상우와 민시아는 명함에 적힌 웹사이트에 들어가 초인간클랜에 대한 소개 영상을 보고, 민시아는 여기에 강한 호기심을 갖는다. 민시아의 적극적인 권유로 둘은 초인간클랜의 정기 모임에 함께 참석하고, 그곳에서 각기 다른 초능력을 지닌 이들을 만난다. 모든 날의 요일을 외우는 정인수, 동물과 대화가 가능한 이지우, 미세한 온도 변화를 감지하는 오은주, 정지 시력이 탁월하게 좋은 유진, 세상의 모든 소리를 듣는 한모음. 그러나 그들의 초능력은 세상이 원하는 능력과는 거리가 멀 뿐만 아니라 오히려 삶에 고통을 주기도 하는, 무능력에 가깝다. 그들의 초능력은 과연 빛을 볼 수 있을까?
조용한 습격, 초인간의 내일! 서로의 초능력과 그로 인해 겪었던 아픔들을 나누며 모임을 이어가던 초인간클랜 앞에 하나의 사건이 발생한다. 동물원 내의 과잉 개체들을 도태시키는 일에 자율 주행 트럭을 이용할 것이며, 그 첫 시행이 그들이 사는 U시에서 이루어질 예정이라는 뉴스를 보게 된 것이다. 동물원에서 동물을 죽인다는 사실에 놀란 민시아는 도태시킬 동물들을 싣고 가는 자율 주행 차량을 습격하자고 초인간클랜에 제안한다. 그러나 이 제안이 합의에 이르기까지, 또 습격의 방법을 구상하고 실천에 옮기기까지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자율 주행 차량을 통제할 해커 재이의 합류로 습격 계획이 급물살을 타는 듯했으나, 마지막까지 안심하기는 힘들다. 단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들의 습격이 아무도 해치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실패를 하더라도 작은 실패라는 것.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실패를 염두에 두고 시작한 그들의 습격은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는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서로의 귀가 되고, 눈이 되고, 방패가 되어 함께하면서 새로운 힘을 만들어낸다. 소설 속의 초인간들은 스스로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 그들이 더욱 특별한 이유다. 서로가 아프고 모자란 사람들이라는 걸 알기에 아픔을 이해하고 모자람을 채워주며 함께하는 그들에게는 도태가 결정된 동물들의 존재가 마치 과거의 자신들을 보는 듯했을 것이다. 그들은 그것을 알게 되었고, 외면하지 않았다. 살아 있는 존재 하나하나의 특별함을 모르는 세상의 기울어진 저울을 바로잡기 위한 그들은 습격을 감행한다. 독자들은 작품을 읽는 내내 온 마음으로 그들을 응원하게 될 것이다.